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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빙 대본/대본

(1남2녀)[파타 모르가나의 저택 - 다섯 번째 문을 여는 이야기] 더빙 대본

by 치카우사 2022. 7.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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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미셸, 풍경화 속 남자
여자1 지젤
여자2 백발소녀, 모르가나

지젤: 후후후... 이제 당신이 누구인지 알지 않으셨는지요? 모두... 떠오르지 않으셨는지요? 당신은 모든 시대에 존재했습니다. 그 이유는 제가 방금 보여 드린 그대로... 당신은 만나야 할 이가 있습니다. 하지만 그 사람은 어느 시대에도 없었지요. 딱하게도 당신도 그 기억을 잃었기에... 당신은 당신임에도 불구하고... 다른 남성과 인생을 살아갔습니다. 그래서야 불행이 일어날 수밖에 없지요... 불행이 일어난 건 당신 탓이 아니랍니다. 모든 것은 운이 좋지 않았을 뿐... 당신은 늘 선량하며 순수했습니다. 남을 의심하지 않고, 남의 선의를 믿는 모습은... 선의 결정체와도 같았지요. 진정한 불행이란... 바로 이 점일 겁니다. 당신처럼 한결같고 아름다운 사람이 자비 없는 비극 속 톱니바퀴의 일부가 되는 것. 저는 지금도 딱하게 느낀답니다. 아아, 참으로 딱하신 분... 많이 지치셨지요? 믿던 이에게 배신당하고, 기다리던 이가 오지 않아... 끝내 당신 자신의 마음마저 피폐해져, 본인이 누군지도 알 수 없어질 지경까지... 당신은 현세에 나타나지 않은 이러한 신기루에 들어오면서까지 대체 누구를 찾으시는지요? 이 저택에는 저와 당신만 있습니다. 당신이 찾으시던 이는 어디에도 없습니다. ...아직 이해가 덜 되셨는지요? 그렇다면 모든 진실을 알려 드리지요... 바로 제가 이 저택에 사는 저주받은 마녀, 모르가나. 그리고 당신이 비극적인 운명에 번롱당하던 백발 소녀, 지젤. 제가 당신을 "주인님"이라 불러서... 이해가 잘 안 되신 걸지요. 만약 그게 맞다면 죄송합니다. 저는 주인을 그렇게 부르도록 습관을 들였거든요. 예... 바로 당신이 이 저택에 남으시기에 걸맞습니다. 제 주인이 되시기에 걸맞지요. 저와 함께 있어 주시는 분... 더 이상 누구도 기다리지 말고... 당신이 바라던 선한 그 사람도 잊고 지냅시다. 틀림없이 행복해질 거랍니다. 그렇지 않은지요? 저를 위해... 부디 끄덕여 주시어요. 저는 당신을 오래도록 기다렸거든요. 당신을 간절히 만나고 싶었거든요. 예, 당신과 함께 지내길 바랐음에도... 당신은 다른 이에게 빼앗기기만 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당신이 모든 걸 떠올리길 바랐답니다. 이토록 힘겨운 운명을 반복한단 사실을 당신이 똑똑히 이해하시고 나면... 다시 해 보잔 생각은 안 들지 않겠는지요? 이 따스한 어둠에 안기어... 저와 영원한 시간을 보내어요... 

미셸: (무언가가 걸린다. 방금 들은 이야기가. 시녀가. 그리고 나 자신이. 만약 시녀가 말한 이야기가 모두 사실이라면...)

 


백발소녀: ... 마녀가 있더라도... 제 마음은 변치 않아요.

미셸: 후회가 먼저일지, 저주받는 게 먼저일지...

백발소녀: 그래도.. 당신은 멀쩡히 살아 있잖아요. 지어낸 거겠죠..

미셸: 실제로 존재합니다. 전승이나 창작이 아닙니다.

백발소녀: .....

미셸: 그 마녀는...... 바로 저입니다.


미셸: (그렇다. 자신을 마녀라 한 건 백발 소녀가 아니었다... 그 뿐만이 아니다.)


풍경화 속 남자: ...그래도 넌... 무슨 일이 있어도 자길 되찾을래? ...그럴 작정이고... 그럴 각오가 있다면... 앞으로 나올 이야기를 조심해. 그게 지독히 아름다운 비극이라면.. 그런 건... 허상이야. 


미셸: (...아직 밝혀진 게 하나도 없다. 그 그림의 정체. 그림이 언급한 사건. 진정한 나... 그렇다... 이대로 끝낼 수는 없다. 아직 진실을 되찾지 못 했다. ...누군가를 만나야 하긴 한다. 하지만 그게 과연.. 그 이야기와 똑같을까? 만약 그렇다면... 그 사람은 어떻게 된단 말인가. 이름을 부르지 못 한 그 사람은... 밝은 목소리로 주인님이라 하던 그 사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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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실에서 보았던 기억의 조각을 회상한다. 기억속 지젤은 밝고 명랑한 모습이다.

지젤: 앞으로도 다양한 당신을 더 알아 갈 거예요. 서로 마주하기로 약속했으니까요. 저도... 더 다양한 저를 알아 주시면 좋겠어요. 우리는 아직 시작한 참인 데다... 앞으로도 긴 시간을 함께 보내야 하잖아요. 서로를 알아 가는 시간이... 많이 주어질 거예요. ...그쵸?


미셸: (...그 사람의 이름을 불러야 한다. ...그 사람의 손을 잡아야 한다. ...그 사람의 진심 어린 미소를 되찾아야 한다!)

모르가나: 당신은 되찾아선 안 돼요

미셸: (어둠이다. ...어둠. 어둠이다. 또 어둠이다. 어둠. 어둠. 어둠. 어둠. 늘. 언제나 이 몸을 에워싼다.)

모르가나: 바로 당신이 여러 차례 버리셨잖아요?

미셸: (이 어둠에서 빠져나와야 한다.)

모르가나: 제가 당신에게 따스한 세계를 드릴게요.

미셸: (빠져나와서... 그 사람의 손을 잡아야 한다. 왜냐하면 나는)

모르가나: 아하하하하하하하하하!

미셸: (그러기 위해 이곳에...)

모르가나: 그래요, 좋은 생각이 났어요.

미셸: (온 것이기에!)

모르가나: 당신도 저와 함께 그 자들을 저주해요!

미셸: (돌아가야 한다... 되찾아야 한다...)

모르가나: 색다르게 고통을 주는 법을 생각해 봐요... 자, 이 세계에 머무르는 게... 저와 그 여자, 당신이 모두 행복해지는 길이에요. 그렇지 않나요? 머무르세요... 당신에게는 여기가 어울려요.

미셸: ...아니야!

모르가나: 저는 당신을 위해 가장 나은 선택을 한 거예요.

미셸: 내가 있을 곳은 여기가 아니야! 비록 어둠 속 세계가 내게 어울릴지라도...

모르가나: 당신은 어차피 되찾지 못해요.

미셸: 되찾아야 한다. 진정한.... 나를!

모르가나: 아하하... 기가 막히는걸. 그게 얼마나 어리석은 선택인지 아시는 건가요? 제가 뭘 위해 그 이야기를 지어냈는지 모르시겠어요? 모든 건 당신을 위함이기도 해요. 머무르세요. 여기에 머무르세요. 당신에게는 어둠이 어울려요... 누군가가 이런 말을 하지 않았나요. 남일이라서 견딘 거란 말을요. 당신은 남의 비극이라서 견딘 거예요. 만약 그게 당신의 비극이었다면... 오래도록 숨기던 진실이 드러나면... 당신은 견디지 못 할걸요. 그래도 영리한 당신이니 쭉 숨길 작정일 수도 있겠군요.  하지만 제가 그러게 둘 것 같나요? 당신이 사실을 숨기려 한다면... 저는 그걸 들추어낼게요. 당신이 사랑하는 이 앞에서... 아아 참 어리석은 사람이군요. 이렇게까지 말하는데 자기 자신을 되찾으려 하는 건가요! 그 앞에 뭐가 있다고 그러는 거죠. 비참하고 추악한 비극만이 기다릴 거 아니에요. 헛된 기대는 접으세요. 아무것도 없어요. 당신은 아무것도 못 가졌어요. 제가 몸소 당신을 맞이하려는 거니까... 순순히 따르세요. 당신은 이미 아무것도 못 구해요. 아무것도, 아무것도, 아무것도, 아무것도, 아무것도, 아무것도, 아무것도. 그 여자는 진작에 미쳤어요. 그런데도 당신은... 그 여자에게 뭘 해 줄 수 있을 거라 여기시나요? 여태까지 한 번도 되찾질 못 했으면서? 아하하... 그게 당신의 확고한 결의인가요. 그렇다면 저는... 애석할 따름이지만 당신도... "저주할게요."

미셸: (그렇다, 떠올랐다... 그 장소에... 백발 소녀는... '존재하지 않았다.') ....드러나지 않은 이야기가 있습니다.

지젤: ...어...

미셸: 네 번째로 열린 문은 거짓입니다...

지젤: ...무슨 말씀이신지요?

미셸: 그런 아름다운 비극이 아니었습니다...! 그 이야기는 허상에 불과합니다!

지젤: 그게... 바로 그게 진실이랍니다. 모든 것의 시작입니다. 신은 영원한 시간을 방황한 끝에 저택에 나타나신... .......어?

(형체를 얻어가는 죽은 자의 모습을 보며 시녀가 당황한다.)

지젤: 당신은... 누구신지요....

미셸: 그대가 기다리던 건... 백발 소녀가 아니라... 바로 저 아닙니까...! 그래서 저는... 이 저택에 도착한 것 아닙니까!

지젤: 무슨, ... 무슨..... 무슨 말씀이신지... 저는 도통... 제가 기다리던 건 백발...

미셸: 백발 소녀는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그곳에 있던 건... (...이번에는 반드시. 이번에는 반드시 이 사람의 이름을 불러야 한다. 이 사람이 바로....) 지젤. ...그대입니다.

지젤: ........... 지젤.... 제가... 아니에요... 아니에요... 그렇지 않아요! 저는 저택의 시녀. 그리고 모든 것의 근원이 된 마녀... 

미셸: 그대는 마녀가 아닙니다! 마녀는... 따로 존재합니다!

지젤: ...!

미셸: 어째서 본인을 마녀라 합니까! 어째서 그렇게... 변한 겁니까...

지젤: 그게.... 마지막 진실이에요. 그런 이야기였어요! 아름답고 슬픈 이야기였다고요...!

미셸: 아닙니다... 왜 이해하질 못하는 겁니까! 그건 아름다운 비극이 맞겠지만... 진정으로 사람의 마음이 담겨 있었습니까?! 그대는... 그렇게 만들고 싶은 겁니까. 그렇게 바꾸고 싶은 겁니까. .....우리의 진실을!!

지젤: 우, ....우리의, ....진실.... 우리의.... 그런.... 그런 건.... 그게, 저는.... 저는 아무것도.... (감정이 격해지며) .....실은 아무것도 기억을 못 한단 말이에요...!

미셸: ...아무것도 기억나질 않는다고요...

지젤: 싫어... 싫어요, 과거와 미래는 필요 없어요... 제 안에는 불안감만이 남았어요...!

미셸: 지젤...

지젤: 아아..., 싫어..., 싫어! 아니에요... 아니에요! 제 이름은 그게 아니에요! 그러니 제발 제 마음을 어지럽히지 마세요! 저는 이대로여도 돼요... 이대로 다치지 않을 수 있다면 충분해요! 그러니 저를... 저택의 시녀로 있게 해 주세요...! 어리석음이 사라진 한낱 인도자로 있게 해 주세요...!

미셸: 비록 내 개인적인 소망일지라도... 그것만큼은 참을 수 없습니다.

지젤: .........

미셸: 그대가 두렵다면 함께 떠올립시다. 저도 아직 모든 걸 되찾은 건 아닙니다... 그러니... 함께... 진정한 문을 엽시다.

지젤: 문은... 더 남지... 않았어요...!

미셸: 그래도 열 수 있을 겁니다. 그대와 제 손이 있다면. 그건 틀림없이 우리 사이에 존재한 것이니까요. 형체가 있는 문이 아니라... 그대 안에 있는... 마음의 문을!

지젤: ...마음의...

미셸: (지젤의 싸늘한 손을 잡았다. 과거에는 온기가 있었으나, 지금은 사라진 손을. 지젤이 못 하겠다면... 내가 이끌겠다. 우리를 되찾기 위해... 지워진 과거를 이 손으로 건져 내야 한다. 진정한... 사실을. 비록 그 안에서 무엇이 기다릴지라도. 이 손을 놓지 않겠다... 아니 결코 놓아선 안 된다.)

(세계가 깜깜하게 가라앉는다.)

미셸: (이게, 이 어둠의 구렁텅이가, ...지젤의 문. 지젤의 진실. 지젤의 마음. 다시금... 시작하자. 이는 결코 아름다운 이야기가 아니다. 배신, 증오, 분노가 고루 존재한다. 서로 상처를 주고받은 사실도 존재한다. 하지만 그게 바로... 우리가 함께 걸어간 길이었다. 그리고... 바로 그 너머에 모든 해답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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