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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및 정보/이케멘 시리즈

이케멘 헤이시전: 인연은 빗소리와 함께

by 치카우사 2025. 4.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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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케멘 헤이시전: 시게히라 사랑 인연]

제 1장 "인연은 빗소리와 함께"


시게히라: 비인가.. 무척이나 조용해서 진정되지 않는 밤이다. 이런 때가 되면, 가끔씩 떠오르는 과거가 있다.

요이치: 결코 되돌릴 수 없는 그날 밤의 일을 떠올릴 때마다, 오랜 상처를 헤집는 것처럼 마음 한 구석이 아프다. 그래, 그건...

[8년 전, 이치노타니 전투]
 
시게히라: 모두들, 여기까지 잘 와주었다. 겐지의 기세가 강하여, 전황은 헤이케에게 우호적이진 않다. 하지만, 주늑들지 말기를! 반드시 길은 있다! 그걸 찾는 게 바로 내 역할이다!
(전사들: 와아아아!)
시게히라: 와라! 지금은 활로를 닦고 나아갈 때! 나아가자!
시게히라: 윽, 온다.
(화살이 날아온다)
시게히라: 핫! (피한다)

요이치: 훌륭하군, 시게히라. 
시게히라: 요이치 씨.. 

요이치: 오랜만이야, 도련님. 
시게히라: 정말로 겐지에 붙었네. 
요이치: 미안하게 됐어. 서로 원망하지 않기로 해? 오랜만에 보는 김에 놀아주도록 할까. (칼을 맞댄다)
시게히라: 어릴 적 소꿉친구가 박정하다고 해서 원망하진 않아. 하지만, 봐줄 수는 없으니까! (칼을 다시 맞댄다)
요이치: 윽. 이야~ 어른이 됐구나~ 
시게히라: 이젠 항상 당신의 뒤꽁무니를 따라 걷던 내가 아냐. 진심으로 갈게. 요이치 씨.
요이치: 응. 좋아. 오라고.
시게히라: 나스노 요이치. 각오를 다져라!

시게히라: 때때로 눈을 감고, 그보다 더 옛 일을 떠올려본다. 되돌아갈 수 없기에, 아주 이따금 미련이 남는 기억으로 향해본다. 그런데, 기억은 벌써 흐릿해졌다. 

(요이치가 활을 쏜다.)
어린 시게히라: 굉장해! 또 명중이야!
어린 요이치: 이 정도는 대단한 것도 아니라구요, 도련님.
어린 시게히라: 안 된다구. 둘만 있을 때는 이름으로 불러주기로 했잖아.
어린 요이치: 괜찮은 거야, 시게히라? 너 정도 되는 신분이, 낮은 사람한테 무시당하면, 일족이 불길한 일을 겪을 거라고?
어린 시게히라: 괜찮아. 왜냐면, 그런 일이 앞으로 일어나면 요이치 씨가 나랑 함께 싸워줄 거잖아?
어린 요이치: 헤헤. 뭐, 그렇지.

요이치: 어린 시절 그 녀석이 어떤 표정으로 나를 봤는지, 몇 번이고 되돌아봐도 기억은 어렴풋하다. 흘러내리는 피를 차가운 비가 씻어내릴 때, 따뜻한 추억마저 지워버렸는지. 그래. 그날 밤. 비극은 일어났다.

요이치: 왔구나. 시게히라. 네가 어떤 생각이었는진 모르지만, 앞으로는 진정한 의미로 너를 용서할 수 없게 됐다. 다이라노 시게히라. 너는 나스케의 원수다.
(비가 내린다.)
요이치: 아... 비인가. 최악의 기분이군. 

시게히라: 끔찍한 전장이다. 하지만, 나는 포기할 수 없어. 헤이케의 장래를. 설령 오늘 밤에 무슨 일이 일어난다고 하더라도. 비에 쫄딱 젖고, 진흙탕을 설설 기게 되더라도. 반드시 헤이케를 구하겠어.

시게히라: 아. 어느샌가 비가 멈췄다. 너무 옛날 생각에 빠져버렸군. 그날 밤에 가진 마음은, 지금도 변하지 않았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그저 앞으로 나아가는 것뿐. 가만히 서있을 시간 따위 있을 수 없어. 자, 곧 전투가 일어나. 그때와 같은 커다란 전투가. 죽을 힘을 다해 싸울 테니까, 원컨대 내 소중한 사람들을 더 이상 잃지 않기를. 그리고, 상냥하고 순수하고 전투에 익숙치 않은 그 사람도 부디 이 손으로 지킬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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